옛날에 나 어렸을 때, 삼십 살 될 때,
술 먹고 놀면서 낄낄대고 아무치도 않다가도,
집 가는 길에 노래방 들러서는 괜히 서른 즈음에를 찾아 부르며 애써 심각한 표정을 짓고 궁상을 떨어댔다.
그때도 완전히 순도 100%의 궁상은 아니었고, 조금은 불안감, 두려움 중압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서른살은 청춘 그 자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이 그 자체.
이제 마흔 즈음에.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애쓰지 않으면 근심 없는 환한 표정이 잘 안나온다.
이제 인생에서 쎄게 내달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단 거,
조급하지 않으려 생각을 해도 한번씩 생각날 때마다 등줄기에 오한이 스민다.
그동안 깔아놓은 길 위에서 정신없이 뛰어나가야 할 때인 것 같은데,
나는 아직도 길이 안보이는 느낌이 들 때가 많네.
서른 즈음에는 내가 더 심각해보이고 더 고뇌하는 듯이 보이고 더 중압감을 견디는 사람처럼 보이기를 바랬는데,
요새는 마흔 즈음에도 한참 나중에 돌아보면 청춘이었구나!! 생각할 수 있었음 좋겠다 바라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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