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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삼각지] 황토마당

by 카시오열네자리 2025. 7. 21.

 

명성 (3점) ★★★
내 주관 (4점) ★★★

 

나는 어릴 때부터 편식이란 걸 몰라서, 골고루 다 잘 먹는다는 것이 나의 은근한 자랑이었다.

 

엄마 아빠가 모두 바빠서 주로 할머니가 밥을 해주셨는데,

 

음식 솜씨가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요리가 약한 것은 엄마도 마찬가지여서^^;;

 

나는 어디 예능 프로그램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와!! 집밥 생각이 나네요!! 하는 것을 이해를 못하였다^^;;

 

덕분에 나는 군대에 가서 훈련소에서도 밥을 참 맛있게 잘 먹었다^^;;

 

그런 내가 못 먹는 음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홍어..!!

 

내 몇 안되는 자랑거리 중 하나가 못먹는거 없다는 거였는데!! 자존심이 상했다.

 

당시 잡솨라는 유튜버가 쏘맥을 순식간에 파호후 마시는 영상이 유행을 했었는데,

 

그게 너무 신기해서 계속 찾아보다가 파이날리 잡솨 홍기꾼 영상을 보게 된 것이다.

 

홍어회를 오도독 오도독 아흥~ 어흥~ 이러면서 막 흐느끼면서 먹는데

 

홍어가 꾸렁내 많이 나는 음식이란 걸 이전에도 알고 있었으나 영상을 볼 때마다 도전해봐야지 도전해봐야지

 

도전욕이 드는 것이었다. 너무 맛있게 먹더라;;

 

같이 갈 만한 사람들을 수소문하여, 사무실 친한성님, 거래처 이사님, 부사장님 요래 홍어 파티를 결성하고

 

삼각지 황토마당을 예약하였다.

 

흑산도 홍어 2인분, 대청도 홍어 2인분을 주문하고 딱 앉아 있었다.

 

먼저 떼깔이 증말이지 지려버리는 묵은지 김치를 내어주신다.

 

해남에서 사장님의 어머니께서 담가 주시는 김치라고 했다.

 

비주얼도 맛도 증말루다가 지려버린다. 김치에다가 막걸리 한통을 후딱 비웠다.

 

 

그러고 있으면 미나리 무침을 갖다 주신다. 이것도 막걸리 각 일통 각인데, 참았다.

 

 

뚜둥..!!

 

드디어 나왔다. 홍어!!

 

분홍빛깔 곱디고운 홍어는 흑산도 홍어고, 갈색깔 홍어는 대청도 홍어다.

 

사장님에 옆에 앉아서 이것 저것 설명을 많이 해주시는데 신뢰도 100%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장님 손이 보라색이다ㄷㄷ

 

삭힌 홍어 독이 하도 올라서 마치 무협소설 사천당가 사람들 초록색 손마냥 홍어독 보라손이다.

 

흑산도랑 대청도랑 같은 서해 바다인데, 홍어가 먹는게 서로 달라서 완전히 다른 생선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어를 탁!! 씹었을 때, 흑산도 홍어는 강한 박하향 비슷한게 나는데, 대청도산은 그!! 익히 하는 꾸렁내가 쫌 난다^^;;

 

잘 못먹었지만서도 거래처 성님들께 추태를 보이고 싶지 않아서 꾹꾹 누르며 다 먹었다^^;;

 

 

구조대와 같은 돼지고기가 나왔다. 이제 홍어를 못먹을 때 돼지고기에 김치 많이 넣고 홍어 작은거 올려서 먹으면 된다.

 

여기는 돼지고기도 진짜 맛있다. 홍어 맛은 내가 평가하기에 내공이 없으나,

 

돼지는 살면서 수백 마리는 족히 먹었을 것이므로 평가하건데, 사장님의 고기를 딱 알맞게 삶는 내공이 매우 중후허시다.

 

 

홍어 독에 중독되어 정신을 잃어가려 할 때 쯤, 암모니아를 중화해 줄 콩나물 김치국을 주신다.

 

증말이지 을매나 시원하게요^^

 

홍어 내공 깊으신 이사님이 상당히 좋은 홍어라고 극찬을 하셨으나,

 

내공이 미천한 나로서는 또 먹으러 가기에는 겁이 자꾸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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